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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81]
회장님 댁의 잘못된 후계 교육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손자가 모 국제중학교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소동이 벌어졌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기준이 무엇인지 몰라도 할아버지가 우리나라 최대 재벌 그룹이자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님이고 아버지가 부회장이면 됐지 그 아이에게 무슨 사회적 배려가 또 필요하다고 중학교 입시에서 그런 배려까지 한단 말인가. 이건 . . .
[Vol.280]
차별금지법의 미래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긴 여행을 피하게 된다. 좁은 자리에 몸을 욱여넣고 긴 시간 잠을 청하다 보면 몸이 힘들지만 가격에 따라 좌석을 나누는 비행기 좌석은 계급적이라 마음도 불편하다. 그런데 좌석의 ‘차별’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승객들이다. 항공사는 많은 돈을 쓸 용 . . .
[Vol.279]
봄꽃과 어린이
학원 입구 편의점에 아이들이 가득합니다. 진열대들 사이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내아이들을 보니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가만히 있으면 병든 거야. 특히 사내애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해.” 봄꽃마다 빛깔이 다르고 향기가 다르듯 아이들도 각양각색➊입니다. 혼자 가만히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쉬지 않고 친구들을 집적이는 아이도 있습니 . . .
[Vol.278]
찌니와 째니
1999년 피시통신으로 장편소설을 연재했다. 매일매일 일정 분량의 글을 올리고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은 뒤 재빨리 그곳을 빠져나왔다. 발목이 잡혀 십만원이 넘는 통신료를 물었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글을 쓰고 있었지만 만원 이만원에 벌벌 떠는 주부이기도 했다. 피시통신과 접속하고 있을 때면 ‘주부작가’라는 현실이 실감되곤 했다. . . .
[Vol.277]
지식인의 사회실천과 김세균 교수
그제인 26일 봄빛이 완연한 서울대 교정에서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본관 앞에서 희망버스 기획단과 종교인, 법조인, 예술인, 시민단체 활동가, 노동자, 그리고 교수와 학생들이 한 노교수의 명예교수 심의 배제를 규탄하고 이의 추대➊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광장도, 거리도 아닌 교정에서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기자회견을 한 것도 그렇거니와, 그 주제가 명예 . . .
[Vol.276]
100억의 사나이
노동석 감독의 2006년 작품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종종 떠올린다. 영화 속의 한 대사 때문이다. 성실하게 살아도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에게 종대(유아인)는 “일한 만큼만 버니까 우리가 이렇게 사는 거야!”라며 절규한다. 그렇다. 오늘날 많은 임금노동자에게 ‘일한 만큼만’ 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한 만큼만 벌어서 가난해지는 . . .
[Vol.275]
법의 품격을 상실한 경범죄처벌법
하필 첫 국무회의에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➊이 의결되는 바람에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긴 했지만, 사실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법의 시행령이 처리된 것일 뿐이다.게다가 세간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개정 경범죄처벌법에서 개악된 부분은 별로 없다.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행위에 대해 범칙금➋도 부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처벌이 완화된 것”이라 . . .
[Vol.274]
국경일 권태
삼일절이 무심결에 스쳐 지나갔다. 태극기를 어디에 뒀는지 뒤져보지도 않았다. 휴일이니 관객이 평소보다 많이 들 거라는 실용적 추리를 했을 뿐, 예전에 늘 엄습하던 약간의 죄책감도 없었다. 저녁 6시가 되면 어디선가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무조건 동작 그만으로 경례를 하던 시절엔 상상도 못했던 불온한 게으름이다. 문득, 국경일마다 찾아오는 이 묘한 감정이 권태라는 걸 깨달 . . .
[Vol.273]
위안부 문제에 관한 아베 총리의 생각
2007년 6월14일치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옛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➊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역사사실위원회’라는 일본 단체의 의견광고가 실렸다. 5년 반 뒤인 지난해 11월4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발행되는 지방지 <스타레저>에 같은 주장을 담은 의견광고가 다시 실렸다. 이 광고도 같은 단체가 냈는데, 이번에는 찬동➋한다며 이름을 . . .
[Vol.272]
가난을 착각하다
한동안 일주일에 한 두번은 꼭 이웃 간의 언쟁을 목격했다. 원인은 항상 세탁기에 있었다. 스무명 정도의 세입자➊가 세탁기 한대를 공동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별도의 세탁실이 없이 복도 구석에 세탁기가 있다 보니 바로 그 앞에 사는 세입자가 늘 괴로움을 호소했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자기가집에 없을 때만 사용해 달라고 했다. 시간을 맞출 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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